자전거 전용도로와 버스 정류장이 분리가 안돼 승·하차 시 자전거 이용자와 버스이용객 및 보행자간의 충돌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를 선언한 대전시의 자전거전용도로 정책이 현실을 도외시한 주먹구구식 행정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 서구 계룡로 네거리에서 대덕대교까지 5.8km구간의 자전거도로는 예상했던 대로 비좁은 전용도로 옆을 달리는 버스와 끼어드는 오토바이로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전거 타기에 딱 좋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였던 6일. 본보 기자가 직접 대전시의 공용자전거 ‘타슈’를 이용해 출근을 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차로의 폭을 좁혀 만든 자전거전용도로는 당초 지난달 말 완공 예정이었지만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상태였다.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도로는 최근 서울, 대구, 인천 등 대도시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시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전 최초의 도로다이어트식 자전거 도로는 실효성에 다소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차도에 자전거도로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신선하게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불만을 토로 했다.
자전거전용도로를 달릴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안정성 확보다. 바로 옆에서 버스가 지나가고 자전거도로에 오토바이가 침범하기 일쑤다. 자전거 도로와 차량 도로의 경계선이 모호하고 가깝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와 차로를 구분하는 분리대가 10cm도 채 되지 않아 사고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는 서구 월평동 박모(23)씨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전용도로를 제대로 달려보지는 못했다”고 전제한 뒤 “차도를 줄여 설치한 자전거 도로가 과연 자전거 이용자들을 배려해 주기 위한 것인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유성구 도룡동 김모(40)씨는 “대덕대교에서 부터 이 도로를 이용하고 있는데 분명히 편리해 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아직 운전자들이 자전거전용도로의 존재를 몰라 우회전을 할 때 위험요소가 크다”고 지적했다.
오토바이 역시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혔다.
본보 기자가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동안 수 많은 오토바이가 지나다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 구간은 자전거 전용도로라기 보다는 오토바이전용도로로 전락한 것 같았다.
자전거 도로와 버스 정류장이 분리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자전거전용도로 이용자와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과의 충돌 위험성이 커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에 따라 기자는 어쩔 수 없이 자전거전용도로를 벗어나 인도 위로 이용해 달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대전정부청사 부근에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고 있던 박모(23)씨는 “버스정류장처럼 사람이나 차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행이 힘들다”면서 “차도에 전용자전거도로가 생기더라도 기존의 인도위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는 보행자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는 곳이다. 보행자들의 경우 자전거에 위협받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갤러리아백화점 앞에서 만난 시민 김모(24)씨는 “뒤에서 자전거 경적이 울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바로 옆에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는데 왜 인도로 자전거를 통행하게 만드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분리시설(방지턱)을 높이면 자전거 페달에 걸릴 수 있고, 노면 청소차량 진입을 위해서라도 분리시설의 높이를 올릴 수 없다”며 “자전거 이용객들은 물론 차량이나 보행자들의 안전에 위협되는 부분은 최대한 개선하면서 자전거 도로 본래 취지에도 부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호 기자 bictiger77@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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